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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친분을 나누었던 시인 아폴리네르는 피카비아, 뒤샹과 함께 한 자동차 여행 끝에 이렇게 쓴다. 예술가의 자유로움에 대해서, 새로운 시대에 대한 시인의 직관이다. “치마부에의 그림이 거리에 도열해 있는 것처럼, 우리 시대에는 루이 블레리오의 비행기를 보았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인류는 지난 천 년 동안 영광스러운 인문 과학의 호위를 받으며 고민해왔던 것이다. 어쩌면 마르셀 뒤샹처럼 미학적 편견에서 자유롭고 열성적인 예술가에게는 예술과 사람을 융화시키는 것이 책무일 것이다.”
뒤샹은 회화를 20세기 사회상의 산물로 변화시켰다. 예술이 ‘독창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뒤샹의 이러한 작업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비행기의 프로펠러를 아름다운 작품으로 전환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뒤샹, 저 멋진 것들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세상에서 고흐처럼 자신의 귀를 잘라내며 그림 한 점을 완성시키는 예술가의 초상은 이제 뒤샹이라는 이름 앞에 전 시대이며, 고전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잭슨 폴록과 같은 현대화가들, 팝 아트, 시네티즘, 미니멀 아트, 개념 예술, 보디 아트 등등 우리들에게 난해하게 보이지만 중요한 현대 미술이 폭죽이 터지듯이 이 시대의 밤하늘을 수놓기 시작한다. 뒤샹은 현대 미술의 처음을 열었고, 그들에게 자유로운 ‘화가의 손’을 선물하고 정작 자신은 침묵했다.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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